[영화리뷰] 콘크리트 유토피아 /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김도윤 박지후

 

안녕하세요. 오늘은 최근에 개봉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리뷰에 앞서 본 리뷰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관한 스포가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대지진이 일어나고 단 하나의 아파트만 무너지지 않고 생존합니다. 그것은 바로 '황궁 아파트' 바로 극중 주인공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입니다. 하나의 아파트만 살아남으며 주위의 사람들은 모두 황궁 아파트로 모이게 되고 그것을 황궁 아파트 주민들은 불편해합니다. 그리고 일어난 주민 회의에서 결국 아파트에 모인 외부인들은 쫒아내기로 결정하고 처음 좋은 말로 회유하려 했던 주민들과 대표는 외부인들이 그에 응하지 않자 무력으로 그들을 쫒아냅니다. 
 
여기서 주인공 부부 민성과 명화의 첫 번째 갈등이 시작됩니다. 명화는 간호사로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이타적인 사람입니다. 민성 또한 평소 배려심 넘치고 든든한 남편이었지만 상황이 극단적으로 치닫자 점점 이기적인 무리들과 어울리기 시작합니다. 황궁 아파트는 외부인들을 모두 내쫒고 황궁 아파트는 주민의 것이라는 구호를 내새워 외부인을 받지 않기로 합니다. 그리고 황궁 아파트 내에서 대표(이병헌 분)와 각 조의 반장들이 정해지고 민성은 방범 반장을 맡게 됩니다. 
 
민성과 다른 주민 사람들, 대표 영탁은 음식을 찾으러 아파트 밖으로 나가 수색을 하지만 진전은 없는 상황, 그때 슈퍼를 발견하고 음식을 가져가려던 찰나 그들은 처음으로 그것을 막아서던 슈퍼 주인에게 폭력을 사용해 음식을 강탈합니다. 점점 인간성을 잃어가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에게 물드는 민성, 그리고 그런 민성을 위태롭게 바라보는 명화가 비취지며 분위기는 고조됩니다.
 
그 후 대지진이 일어나고 밖의 사람들이 모두 죽어가고 있지만 황궁 아파트만은 아이러니하게 잔치를 벌이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새로운 식구 혜원이 찾아오고 그녀는 영탁의 바로 옆집에 살았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혜원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고 그로 인해 황궁 아파트는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단순 재난 영화인줄 알고 봤던 영화이지만 영화를 본 후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닌 현대인들의 이기심, 본성, 극한의 상황에서의 인간이 인간성을 얼마나 잃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감상하며 느껴졌던 몇가지 포인트가 있어 공유하고자 합니다.

 
먼저 "민성(박서준 분)의 눈빛"입니다.
 
첫 민성의 등장 장면에서 민성은 아내 명화를 보며 지켜주겠다고 말하는 평범하고 다정한, 정의롭다면 정의로운 성격을 가진 남편이었습니다. 해당 장면에서 민성의 눈빛은 밖은 황폐해졌지만 그래도 명화와 집이 무사하니 다행이라는 평범한 사람의 눈빛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지나며 민성의 눈빛은 점차 빛을 잃어갑니다. 민성은 처음 영탁에게 방법대 반장을 제의받았을 때 부담을 느끼며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수색을 나가 음식을 찾고 대표를 잘 따르며 폭력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합리화 할 때 민성의 눈빛을 점차 길을 잃어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정적으로 아내 명화가 외부인들을 숨겨주는 것을 도왔다는 것을 알게 된 후 황궁 아파트에서 쫒겨날까 불안한 민성이 서둘러 대표에게 가 선처를 부탁하는 모습에서 민성의 눈빛은 길과 초점을 잃어간 눈빛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내의 과오를 책임지려는듯 수색에 나가서 더욱  적극적으로 위험을 무릅쓰는 민성의 모습은 마치 삶의 의지를 잃은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민성의 눈빛은 마지막 장면 그들이 황궁 아파트를 쫒기다시피 도망간 후 명화와 떠돌 때 더 밝게 빛났던 것 같습니다. 황궁 아파트에서 주요 인력을 활동할 때는 잃었던 눈빛을 오히려 그 관계가 모두 무너지고 찾은 부분이 모순적이고 인상깊었습니다.
 
민성의 캐릭터에서 확장된 질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두 번째 포인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았던 명화-민성 부부의 애정 관계" 입니다.

 
위의 상황과 같이 민성은 변하는 상황에 적응하며 이기적인 사람들의 편에서도 곧잘 생활하는 입체적인 인물입니다. 그러나 명화는 영화의 첫 부분부터 끝까지 완전한 선의 역할을 고수합니다. 그렇기에 영화 중반, 이 둘의 갈등은 필연적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도중 이 둘의 부부 관계 또한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 둘은 결국 마지막까지 함께하고 민성은 명화의 품에서 숨을 거둡니다.
 
숨을 거두기 전 민성은 한 가지 후회하지 않는 것은 명화와 결혼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민성은 바깥 사람들과 싸우고 생사가 오가는 식량 구조 상황에서도 명화를 위한 삔을 주울만큼 명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냅니다. 명화 또한 민성이 대표와 어울리는 것을 싫어하지만 그 이유 역시 사람을 해치고 편히 살지 못하는 성정을 가진 민성을 염려해서임이 드러납니다. 결국 많은 갈등 상황이 있었지만 마지막 파국의 상황에서 둘은 서로를 의지하고 결국 둘의 사랑은 사별로 마무리됩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제목과는 달리 유토피아 보다는 디스토피아에 가까웠던 영화였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화와 민성의 관계만큼은 이 영화 속 유일한 유토피아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마지막은 큰 스포가 될 수 있는 질문이기에 원치 않는다면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바로 "이병헌 분에게 황금 아파트란 무엇이었을까?"입니다.
 
 
영화를 보셨다면 알겠지만 작중 대표로 활동하는 영탁은 사실 영탁이 아닙니다. 영탁에게 부동산 사기를 당한 다른 사람이 사기금을 찾으러 갔다가 영탁의 도발로 결국 그를 죽이게 되고, 그 순간 대지진이 일어나 황금 아파트의 주민 영탁 행세를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원래 영탁의 모습을 알고 있던 혜원의 고발로 명화에 의해 진실이 드러납니다.
 
이 부분만 본다면 영탁, 즉 영탁 행세를 한 대표는 악인입니다. 그러나 그는 황궁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누구보다 솔선수범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마치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다른 것들은 모두 필요 없다는 듯이 행동하며 주민들의 신임을 삽니다. 마지막 그의 과오가 모두 드러난 상황에서도 외부인이 처들어오자 그들로부터 주민들을 지키고자 하고 다쳐서 죽기 직전까지도 주민들의 안부를 물으며 집으로 가 결국 쓰러집니다.
 
영탁은 황궁 아파트를 정말 자신의 집이라고 여기고 애착을 가졌음이 드러납니다. 마지막 죽어가는 영탁의 집에 다른 사람들이 들어와 약탈을 일삼을 때에도 그저 '남의 집에 신발을 신고 들어와...'라며 정말 자신의 집이라고 생각하는 듯한 대사를 말합니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영탁이 진정 주민들을 위했던 선인인지 원래 주인을 죽이고 주민 행세를 하며 나쁜짓을 일삼을 악인인지의 구분을 모호하게 해줍니다.
 
마지막 명화의 대사도 인상깊습니다.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었어요.

 
 
황궁 아파트의 사람들은 누군가를 때리고 죽이고 쫒아내고 벌하고 비난하고 갈라섰지만 이는 그들이 특별히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특별히 이기적인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묘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명화가 민성의 죽음 이후 새롭게 살게 된 보금자리 역시 기울어진 아파트에 사람들이 살고 있는 황궁 아파트의 축소 버전의 사회가 살고 있었는데, 처음 명화가 들어갈 당시 그녀는 '여기 그냥 살아도 돼요?'라며 의문감을 비쳤고 이에 명화를 데려온 여자는 '그런게 어딨어요, 살았으니까 그냥 사는거지'라며 대답합니다. 이는 황궁 아파트의 주민 규칙과 철저했던 배급 질서 등을 비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화면이 줌아웃되며 보이는 사람들과 그들이 이루고 있는 사회는 언젠가 이곳도 황궁아파트처럼 되리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재밌었습니다. 제가 이런 주제와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객관적으로 재밌게 감상했던 영화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