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리뷰

[도서리뷰] 죽음1 / 베르나르 베르베르

혜랑랑 2023. 7. 18.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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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4. 죽음 1

 
 
 
오늘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죽음'을 리뷰해볼까 합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개미, 나무, 문명 등 많은 소설을 출간한 작가인데요. 그 중 가장 인상깊은 첫 문장을 선사해주었던 죽음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죽음의 첫 시작은 이렇습니다.


누가 날 죽였지?

 
 

흥미가 가지 않을 첫 문장일 수 없었습니다.

죽음에서는 이미 죽은 주인공이 자신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영매 뤼시와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제목에서 짐작하셨듯 이 작품은 총 2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덕분에 죽음1에서는 주인공의 죽음이 여전히 미궁에 남은 채 막을 내리게 됩니다.

짧은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이렇습니다. 추리 작가였던 가브리엘 웰즈는 어느날 자신도 인식하지 못한 채 죽어버립니다. 그 후 영매 뤼시의 도움으로 죽음을 알아챈 그는 자신의 죽음이 타살이라 확신하고 죽음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노력합니다. 죽음의 원인을 알기 잔까지는 절대 환생하지 않는다고 다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의 죽음을 밝히기는 쉽지 않고 그의 쌍둥이 형인 토마는 그를 화장하려 합니다. 뤼시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고자 하지만 무리한 웰즈의 부탁에 뤼시와도 갈등을 겪습니다. 뤼시는 영매로서 상부와 소통해 좋은 환생 자리를 웰즈에게 제안하기도 하지만 웰즈는 그 마저 거절하고 죽음의 원인을 파해치는 것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뤼시와 웰즈, 죽은 영혼으로 만난 할아버지의 이야기까지 전개되며 다양한 인물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집니다.

이야기는 뤼시가 웰즈를 도와 사건의 실마리를 찾으려 하고 죽음1 마지막 부분 뤼시의 옛 사랑의 단서를 찾으며 2편을 암시합니다.

 






죽음은 일반적인 추리 소설과는 달리 본인이 직접 사인을 추적하는 형태가 인상깊었습니다. 특히 영혼 상태의 할아버지를 만난 부분이 기억에 남는데요. 그의 할아버지는 3년동안 병상에 누워있다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병상에 누워있는 3년 할아버지는 죽고싶어 했지만 할머니의 만류로 원치 않는 연명치료를 이어왔다고 합니다. 직접 산소 호흡기를 제거하고자 시도했지만 그것이 적발되어 되려 손발을 움직일 수 없게 묶이기까지 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손발이 느슨해진 어느날 그는 더이상 육체의 속박에 매이고 싶지 않아 창밖으로 몸을 던집니다.

그 순간 그는 육체로부터 벗어나며 영혼의 자유를 느꼈다고 말합니다. 죽음이란 좋은 것이라고요.








그러나 죽음에 대해 영매인 뤼시는 생각을 달리 했습니다. 그녀는 죽은 영혼들을 보고 살기에 누구보다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는 다른 사람과는 달리 매순간 죽음을 실감하고 있으니 되려 건강을 강박적으로 챙기며 육체의 소중함을 상기했죠.

여러분은 죽음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계신가요. 죽음은 육체의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일까요. 아니면 모든것의 상실일까요.

개인적으로는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할아버지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인간이 살아가며 느끼는 육체적 고통은  죽음으로 사라지고 생전 머릿속을 괴롭혔던 정신적 고통 또한 대부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죽음이란 긍정적인 것 아닐까요?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죽음이 두렵습니다. 죽음으로 고통이 사라진다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저는 죽음을 해방이 아닌 소멸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내 존재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를, 어쩌면 다른 생을 살수도 어쩌면 영원히 사라질지도, 어쩌면 평생 갇혀 있을지도 모를 미지의 곳으로 빨려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죽음은 두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소멸은 영혼의 소멸을 뜻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의 소멸도 의미합니다. 살아생전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그들의 현재에서, 미래에서 그리고 이승이라는 세상에서 내 존재가 소멸돼가는 모습을 그리면 감히 그 두려움의 무게를 상상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육체와 현생이 더 소중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되려 삶의 애착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이러니 하지만 말입니다.

여러분은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죽음이랑 긍정적인 것일까요 부정적인 것일까요.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명료한 답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아직 한 번도 죽어보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죽음을 긍정으로 보던 부정으로 보던 지금 우리의 삶이 소중하다는 것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한 치 앞의 미래를 모른다고 하죠. 당장 한 시간 뒤에 일어날 일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합니다. 불안함의 연속이고 누구나 마음속에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끔은 이 두려움이 나를 압도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일테니 그저 한 치 앞도 모르지만 그렇기 때문에 현재를 더 소중하게 여기려합니다.

언젠가 죽음이라는 것이 나에게도 온다면 미련 없이 환생의 길을 택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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